채용에 참여하면서 면접을 보다 보면 반복해서 보이는 장면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경험을 설명해 달라고 하면 많은 지원자들이 회사가 얼마나 큰 프로젝트를 했는지부터 이야기합니다. 수천만 유로 규모의 프로젝트였다, 글로벌 프로젝트였다, 여러 부서가 함께 진행했다. 프로젝트 자체는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면접이 끝나고 나면 이상하게도 한 가지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그 프로젝트에서 무엇을 했나요.
의외로 많은 지원자들이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합니다. 한국에서 일한 분들에게 특히 자주 보이는 모습입니다. 팀 단위로 일하는 문화가 익숙하다 보니 우리 팀이 한 일은 자세히 설명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본인이 어떤 문제를 해결했고, 어떤 결정을 했으며,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는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일 면접에서는 이런 차이가 생각보다 자주 합격과 불합격을 가릅니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프로젝트는 인상적이지만 지원자의 기여도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사람처럼 느껴질 뿐, 그 프로젝트를 이끌거나 변화시킨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독일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려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그 프로젝트 안에서 당신이 무엇을 했는지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독일 이력서 작성법 | 채용에 참여해온 사람이 실제로 보는 것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면접에서는 이 원칙이 훨씬 노골적으로 작동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채용과 면접에 참여하면서 반복적으로 느꼈던, 합격하는 지원자들의 공통점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독일 면접에서 실제로 평가하는 것
면접에서 평가하는 항목은 여러 개입니다. 전문성, 논리적인 설명, 신뢰가 가는 태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이 네 가지는 어느 회사나 비슷하게 봅니다. 그런데 실제로 앉아서 지원자를 평가하다 보면, 이 네 가지를 다 합친 것보다 중요하게 작동하는 항목이 하나 있습니다. 오너십입니다.
저는 오너십을 문제가 생겼을 때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처럼 끌고 가려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발견했을 때 누군가 해결해주기를 기다렸는지, 아니면 본인이 먼저 움직였는지. 결과가 안 좋았을 때 상황 탓을 했는지, 아니면 본인이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었는지 이야기했는지.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갈립니다.
왜 한국 지원자들이 이 부분을 어려워하는가
한국에서는 팀이 잘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리 팀은, 우리 회사는 이라는 표현이 많습니다. 겸손하게 들리고, 실제로 협업을 중시하는 문화에서는 미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독일 면접에서는 우리 팀은보다 저는을 더 많이 듣고 싶어 합니다. 제가 제안했다, 제가 분석했다, 제가 실행했다, 제가 결정했다, 제가 개선했다. 이 주어가 계속 나와야 면접관은 지원자가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차이를 몰랐습니다. 팀 성과를 자랑스럽게 설명하면 좋은 인상을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반응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나중에 면접관 쪽에 앉아보고서야 이유를 알았습니다. 팀 이야기만 하는 지원자는 그 팀에서 어떤 역할이었는지가 끝까지 그려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이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라는 답변과, 제가 운영 데이터를 분석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프로세스를 제안했습니다 라는 답변은 같은 프로젝트를 말하고 있어도 전혀 다르게 들립니다. 앞의 문장에는 지원자가 없습니다. 뒤의 문장에는 지원자가 무엇을 했는지가 그대로 보입니다.
기억에 남는 답변과 남지 않는 답변
제가 좋게 봤던 답변 하나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프로젝트 규모는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구매 프로세스를 바꾸기 위해 본인이 직접 데이터를 분석했고, 운영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리드타임이 15퍼센트 단축됐습니다. 이런 답변은 큰 프로젝트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숫자가 있고, 주어가 본인이고, 시작부터 결과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우리 회사는, 우리 팀은, 프로젝트가 이렇게 시작해서 저렇게 끝났습니다 식으로 진행되는 답변은 30분이 지나고 나면 지원자가 실제로 한 일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회사 소개는 남는데 사람은 남지 않습니다.
제가 후배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회사가 한 일을 이야기하지 말고, 당신이 만든 변화를 이야기하라는 것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면접관은 회사를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채용합니다.
좋은 이력서는 면접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좋은 자기소개서는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라는 기대를 만듭니다. 이 부분은 「독일 자기소개서(Anschreiben) 작성법 | 채용에 참여하며 느낀 합격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하지만 결국 합격은 면접에서 결정됩니다. 면접은 정답을 맞히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확신을 주는 자리였습니다.
이렇게 오너십을 보여준 사람이 실제로 회사 안에서 어떻게 인정받는지는 「유럽에서, 승진은 어떻게 결정될까?」에서 조금 더 다뤘으니 함께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독일 면접 체크리스트
면접 전에 아래 항목을 한 번씩 점검해 보세요.
프로젝트에서 내 역할을 2분 안에 설명할 수 있는가?
우리 팀보다 저는을 중심으로 말하고 있는가?
성공뿐 아니라 실패 경험도 준비했는가?
면접관에게 질문할 내용을 준비했는가?
회사와 지원 직무를 충분히 조사했는가?
자주 묻는 질문
Q. 독일 면접은 영어로 봐도 되나요?
채용 공고와 팀 구성에 따라 다릅니다. 영어권 팀이나 글로벌 기업이라면 영어 면접이 흔하고, 독일 중견기업이나 현지 팀이라면 독일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프로젝트가 크지 않으면 불리한가요?
아닙니다. 규모보다 그 안에서 본인이 무엇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작은 프로젝트라도 본인의 역할이 명확하면 충분히 좋은 인상을 남깁니다.
Q. 면접에서 실패담을 어느 정도 솔직하게 말해도 되나요?
오히려 권장됩니다. 실패에서 무엇을 배우고 다르게 했는지까지 설명하면 오너십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됩니다.
Q. 자기소개는 몇 분 정도 준비하면 좋을까요?
1~2분 정도가 적당합니다. 그 이상 길어지면 오히려 핵심이 흐려집니다.
Q. 면접 마지막에 질문을 꼭 해야 하나요?
가능하면 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와 직무에 실제로 관심이 있다는 신호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면접 마지막에 종종 나오는 연봉 이야기, 즉 독일에서 연봉 협상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