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을 하다 보면 흥미로운 장면을 자주 봅니다. 지원자는 몇 주 동안 이력서를 수정합니다. 반면 링크드인 프로필은 몇 년 동안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독일에서는 이력서를 보내기 전에 링크드인 프로필을 먼저 확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헤드헌터는 지원서를 받기도 전에 링크드인으로 먼저 연락하고, 채용 담당자 역시 지원자의 경력과 활동을 링크드인에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크루터가 프로필 하나를 훑어보는 데 쓰는 시간은 평균 6초에서 7초 사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첫인상을 결정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짧은 시간입니다. 그 몇 초 안에 전문성이 느껴지지 않으면, 경력이 아무리 좋아도 다음 프로필로 넘어갑니다. 좋은 링크드인 프로필 하나가 수십 번의 지원보다 더 많은 기회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프로필을 몇 년 동안 방치하면, 지원하기도 전에 기회를 잃는 경우도 생깁니다.
많은 사람들이 링크드인을 단순한 SNS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커리어 플랫폼에 더 가깝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링크드인을 어떻게 활용해야 독일 취업에 실제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리크루터는 실제로 이렇게 검색한다
링크드인을 온라인 이력서처럼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링크드인은 PDF 이력서가 아닙니다. 리크루터가 사람을 검색하는 데이터베이스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검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기계적입니다. 리크루터들은 프로필을 하나씩 넘겨보지 않습니다. Product Manager AND SaaS, Logistics Manager AND Germany처럼 직무와 조건을 조합해서 검색합니다. 이 조합에 걸리는 단어가 헤드라인과 About, Skills 어딘가에 있어야 검색 결과에 뜹니다. 없으면 아무리 경력이 화려해도 그 검색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누군가 Logistics Manager Germany를 검색했을 때 내 프로필이 걸릴 수도 있고, 평생 걸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경력의 수준이 아니라 프로필에 어떤 단어가 들어 있느냐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들
프로필을 보다 보면 반복해서 걸리는 실수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프로필 사진이 없거나 일상 사진을 쓰는 경우입니다. 링크드인은 비즈니스 플랫폼입니다. 단정한 사진 하나만으로도 신뢰감이 크게 달라집니다.
두 번째는 Headline에 직함만 적는 것입니다. Manager, Consultant처럼 단어 하나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앞서 말한 검색 조합 자체에 걸릴 확률이 낮아집니다. Logistics Manager | Contract Logistics | Supply Chain | Warehouse Operations처럼 직무와 전문 분야를 함께 적어야 검색에도 걸리고, 사람이 봤을 때도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3초 안에 이해됩니다.
세 번째는 About를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입니다 같은 문장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이런 문장은 모든 지원자에게 똑같이 적용됩니다. 리크루터 입장에서는 아무 정보도 아닙니다. 반대로 어떤 프로젝트를 담당했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한두 줄만 있어도 훨씬 구체적으로 읽힙니다.
네 번째는 반대로 키워드를 욱여넣는 경우입니다. Headline에 Marketing Manager를 열두 번 반복한다고 검색에 더 잘 걸리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자연스러워서 스팸처럼 보이고, 알고리즘도 이런 프로필을 낮게 평가한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헤드라인, About, 경력, Skills 전체가 하나의 흐름으로 읽히는 것이 핵심이지, 특정 단어를 얼마나 많이 넣느냐가 아닙니다.
한번은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경력은 탄탄한데 Headline에 회사 이름만 적혀 있던 지원자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이야기해보니 그 회사에서 꽤 인정받는 포지션에 있었는데, 프로필만 보면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이런 프로필은 검색에 걸리지도 않고, 클릭해도 몇 초 안에 다음 사람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실력과 무관하게 존재 자체가 지워지는 셈입니다.
리크루터는 무엇을 먼저 볼까
프로필을 열면 대부분 비슷한 순서로 확인합니다. 프로필 사진, Headline, 현재 회사와 직무, About, 최근 경력, Skills, 추천 순서입니다. 모든 내용을 길게 읽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처음 몇 초 안에 전문성이 느껴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이 점은 이력서를 검토하는 방식과도 비슷합니다.
Open to Work는 켜야 할까
많은 분들이 이 질문을 합니다. 제 생각은 명확합니다.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면 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현재 회사에 알려지는 것이 부담된다면 리크루터에게만 보이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리크루터가 이 설정을 활용해 후보자를 찾습니다.
Easy Apply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 이유
예전에 자기소개서 글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원은 많이 해야 합니다. 좋은 회사를 만나려면 면접을 많이 봐야 하고, 면접을 많이 보려면 지원 자체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메일로 지원서를 하나씩 보내다 보면 금방 지칩니다. 링크드인의 Easy Apply 기능은 이런 부담을 크게 줄여줍니다. 프로필과 이력서를 미리 준비해 두면 몇 번의 클릭만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공고도 많습니다. 지원 횟수를 늘리고 다양한 기회를 만드는 데는 매우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제가 후배들에게 링크드인을 적극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링크드인 프리미엄은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경우는 아닙니다. 무료 계정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프로필을 만들고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적극적으로 이직을 준비하거나 리크루터와 네트워크를 넓히고 싶다면 몇 달 정도 프리미엄을 사용하는 것은 고려해볼 만합니다. 하지만 프리미엄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프로필의 완성도입니다.
제가 후배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
링크드인은 프로필을 만드는 곳이 아닙니다. 기회를 만드는 곳입니다. 좋은 프로필 하나를 만들어 두면, 지원하지 않아도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가 생깁니다. 반대로 프로필을 몇 년 동안 방치하면, 그 기회도 함께 사라집니다.
링크드인 자체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1억 명이 넘는 사람이 플랫폼을 통해 면접 제안을 받았고, 그중 3천만 명 이상이 실제로 그 연결을 통해 채용됐다고 합니다. 숫자를 다 믿을 필요는 없지만, 이 정도 규모의 채용이 실제로 프로필 하나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이력서는 지원할 때만 꺼내지만, 링크드인은 1년 365일 나를 대신해 일하고 있습니다.
좋은 이력서를 만들었다면 「독일 이력서 작성법」을, 자기소개서를 준비하고 있다면 「독일 자기소개서(Anschreiben) 작성법」을, 면접을 앞두고 있다면 「독일 면접 | 채용에 참여하며 느낀 합격하는 사람들의 공통점」도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세 가지가 준비되어 있다면 링크드인은 그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주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링크드인은 영어로 작성해야 하나요.
네, 무조건 영어로 작성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독일어 포지션에 지원하더라도 리크루터는 국가와 언어를 넘어 검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 프로필이라야 검색되는 범위 자체가 넓어집니다.
Q. 링크드인 프로필만 잘 만들어도 취업이 가능한가요.
프로필만으로 취업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리크루터에게 발견될 가능성을 높이고 면접 기회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Q. 링크드인 프리미엄은 꼭 필요한가요.
대부분은 무료 계정으로 충분합니다. 프리미엄은 적극적인 이직 활동을 하는 기간에만 고려해도 늦지 않습니다.
Q. 링크드인에서 리크루터에게 먼저 연락해도 되나요.
네. 관심 있는 포지션이라면 간단하고 예의 바른 메시지와 함께 연락하는 것은 충분히 좋은 방법입니다.